32323 | 1266 | ||
이병언 | 2017-03-14 10:59:00 | ||
어느 독서가족의 도서관 나들이 | |||
지난 3월 초순 경, 어느 날 늦은 오후 즈음, 도서관 앞마당으로 홀연히 승용차 한 대가 들어섰다. 주차장에 잠시 멈춰선 승용차에서 내린 사람은 모두 세 사람이었다. 얼핏 보아하니 중년기에 들어선 남정네와 중학생인 소녀와 초등학생인 사내 아이였다. 일사불란하게 현관문을 통과한 세 사람은 종합자료실로 들어서더니 도서 대출카드를 신청하고는 곧바로 도서 진열대로 다가가서 각자에게 필요한 책을 몇 권씩 고르더니만 대출을 신청하고자 창구 앞에 나란히 줄을 섰다. 사연인즉슨 세 사람의 관계는 아버지와 자녀들로서 한 가족이었다. 이 가족이 이 근방으로 이사온 지는 약 6개월 전쯤이었는데 이곳에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는 줄은 진작 알고는 있었지만 선뜻 찾지 못하고 속으로 벼루고만 있다가 이날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만 제외하고 온가족이 함께 총 출동을 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도서관에서 멀리 떨어진 깊숙한 마을의 작은 교회당으로 부임하여 목회활동을 한다는 남자는 외모에서 풍기는 모습은 지극히 순박하면서도 온화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중학교에 다닌다는 딸은 글쓰기에 관심이 많으며 또 초등학생인 아들은 개구쟁이로서 조금은 산만하다 싶을 정도로 행동이 분주했고 적극적이었다. 나중에 독서동아리에 가입한 남자는 자기소개 순서에서 조근 조근한 말투로 자신의 현재 상황과 속마음을 거리낌 없이 내비침으로 함께한 회원들의 공감을 불러 모았는데 아무튼 이번 기회로 도서관과 새롭게 인연을 맺은 이 독서 가족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