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47 | 753 | ||
이병언 | 2018-12-16 15:21:00 | ||
고맙고 기특하고 생생한 초겨울의 문턱에서 | |||
또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아침과 저녁으로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졌다. 도서관의 관문인 현관과 복도에도 찬 기온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이제는 월동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럴 때 가장 반가운 것은 뭐니 뭐니해도 따뜻함을 전해주는 물건이 될 것이다. 도서관 출입문의 현관 복도에는 추위를 물리쳐 줄 비밀병기가 자리하고 있었으니 바로 난로이다. 강추위에 짓눌린 채 손을 호호 불며 현관문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안겨주는 난로! 시기가 시기인만큼 연료를 주입하려고 시도하는데 지나가는 장병들이 다가와서 선뜻 도와주겠다니/ 아, 이렇게도 고마울 데가....!!! 깊어가는 초겨울 밤/ 사무실에서 불을 밝힌 채 당직을 서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밖에서 문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문이 살며시 열리고 얼굴을 빼 꼼이 들이미는 이가 있었으니 웬걸 앳된 소녀다. 약간은 조심스러운 표정인 소녀는 손에 들고 있는 노트 몇 장의 복사를 부탁한다. 2층 열람실에서 또래 친구들이랑 둘러앉아 시험공부를 하다가 복사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하여 일부러 고개는 가로저으면서도 손은 소녀의 노트를 받아들었다. 소녀는 복사를 완료한 노트를 순서별로 챙기면서 고마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꿈을 위해 밤늦도록 열공하는 앳된 소녀들인데 당연히 도와주어야지/ 아, 이렇게도 기특할 수가....!!! 독서인구의 저변확대와 독서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독서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 이용자 중에서 지원신청을 받아 현재 8~9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금년 한 해 동안도 수차례 독후 모임을 가졌고 또 한 차례의 문학기행도 다녀왔다. 지난주에는 금년 마지막 독후 모임이 있었는데 모두 사적인 일을 미루고 자신들이 읽은 책을 지참하여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그런데 이번 독후 모임에는 특별손님으로부터 강연을 듣는 시간이 있었다. 7~8년 전에 탈북한 후 목포지역에서 터 잡고 살아가는 탈북여인이었다. 회원들의 높은 관심 속에 북한의 실상을 듣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기꺼이 참석하시어 북한의 실상을 들었는데/ 아, 이렇게도 생생할 수가....!!! |